UNIST 예비 반도체 박사, 퀄컴(Qualcomm) 입사한다
2019.05.07윤희인 전기및전자공학과 대학원생, 5월 미국행… 5G 통신 칩 설계 합류
“인류에 기여하는 ‘반도체 칩 회로 디자이너’로 거듭나는 게 목표”
“퀄컴은 모바일 통신 칩을 선도하는 기업이라, 입사 후 많이 배울 것 같아요. 아직 실감은 안 나지만, 엔지니어로 세상을 발전시키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은 여전합니다.”
UNIST에서 성장한 인재가 세계적인 무선통신회사인 퀄컴에 입사한다. 주인공은 윤희인 전기및전자공학과 박사과정 대학원생(1992년생, 만 27세)으로, 오는 8월 UNIST 박사 학위를 받는다. 퀄컴은 이미 작년 2월 윤희인 학생의 입사를 확정했고, 학위 취득까지 기다려왔다. 윤희인 학생은 5월 2일(목) 최종 학위논문 발표를 마치고 5월 말 출국할 예정이다.
그녀의 지도교수인 최재혁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퀄컴에서 박사 학위도 받기 전 채용을 확정한 사례는 드물다”며 “윤희인 학생이 UNIST에서 쌓은 실력과 지난해 퀄컴에서 인턴으로 보여준 모습을 보고, 우수 인재를 선점한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인 학생은 2011년 3월 UNIST 학부 과정에 입학해 2012년 5월부터 최재혁 교수의 연구실에서 반도체 회로 설계 연구를 해왔다. 경력으로 따지면 8년차 반도체 회로 설계 디자이너다. 그동안 그녀는 통신 칩에서 신호를 주고받는 데 필요한 회로인 ‘주파수 합성기(Frequency Synthesizer)’를 연구해왔다. 주파수 합성기는 스마트폰 같은 통신 단말기가 신호를 주고받는 데 사용하는 주파수를 생성하고 해석하는 반도체 회로다.
그녀는 “5G 통신 환경에서는 새로운 주파수 합성기가 필요해진다”며 “퀄컴에서는 더 효과적인 5G 통신을 위한 반도체 회로를 설계하는 중인데, 입사하면 주파수 합성기 분야에서 연구를 돕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 입사 확정은 2017년 8월부터 시작한 인턴십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전에도 윤희인 학생은 한국연구재단의 ‘글로벌박사펠로우십(GPF, 2016년)’ 선정,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 국제고체회로설계학회(ISSCC)에서 ‘학생연구 발표상(Student-Research Preview Award, 2018년)’ 수상 등 굵직한 성과로 두각을 보여왔다. 이런 실적을 바탕으로 2017년 퀄컴 인턴십에 합격했고, 7개월 과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퀄컴은 인턴십 과정에서 실력을 충분히 봤다며, 면접까지 생략한 특별채용을 제안했다. 박사 학위 취득까지 남은 시간도 흔쾌히 기다려줬다.
그녀는 “퀄컴에서는 2020년 출시를 목표로 한 통신 칩 프로젝트에 참여해 많이 배우고 즐겁게 연구했다”며 “대부분 남성 엔지니어였지만 총괄 매니저가 중국계 여성이라는 점이 눈에 띄었고 그분처럼 실력 있는 연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UNIST에 돌아와 박사과정을 마무리하던 윤희인 학생은 올해 초 IEEE 반도체 회로 분야(SSCS) ‘박사과정 업적상(Predoctoral Achievement Award, 2019년)’도 받았다. 이 상은 전 세계에서 반도체 회로를 전공하는 박사과정 학생을 대상으로 국제논문, 학업성적, 연구성과, 추천서 등을 평가해 20여 명에게만 주는 상이다.
윤희인 학생은 “젊고 열정적인 대학 UNIST에서 최재혁 교수님을 만나 반도체 회로를 전공한 게 행운”이라며 “이 분야가 정말 재밌다는 걸 알려주신 최 교수님과 막힐 때마다 기꺼이 함께 고민해준 동료들 덕분에 꿈에 더욱 다가섰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반도체 회로 설계 분야는 산업체와 밀접하게 연결된다. 따라서 연구실에서 진행한 결과를 적용한 제품이 산업체에서 바로 만들어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윤희인 학생은 이 점을 반도체 회로 설계의 매력으로 꼽았다.
그녀는 “스마트폰이나 TV, 컴퓨터, 자동차 등 우리 생활 곳곳에 반도체 회로 기술이 쓰이고 있으며, 반도체 회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생활을 더 편하게 만드는 모습을 보는 게 즐겁다”고 전했다. 이어 “세상의 변화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이 모여서 이뤄진다고 믿는다”며 “엔지니어로서 기술 발전에 조금이라도 보탬 되는,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퀄컴으로 향하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퀄컴은 1985년 설립된 미국의 무선통신 연구개발 기업이다. CDMA 등 2G 관련 주요 기술은 물론, 3G 통신의 핵심 기술 특허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의 1인자로 삼성전자와 함께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